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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少年(미소년) - 프롤로그
16-01-22 20:24 1,285회 0건
우쿄이야기/宇京物語 1卷. 美少年

남색 또는 호모는 그리스나 일본에 있어서 다 같이 사춘기를 지나 성적으로 어느 정도
성숙한 소년에 대한 동성애가 중심이었다. -中略-
남색에 대한 역사는 인류의 역사만큼이나 오래된 것으로 기록되고 있다.
-中略- 그리스의 소년애는 소년과의 향락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 소년이 가지고 있는 정신의 가능성을 사랑한다는 것이다.
서현섭- <일본인과 에로스>中에서

-이 소설은 기존의 내용을 대폭 수정해서 다시 올립니다.
추후의 전개에 따라 본래 내용과 다름을 밝힙니다.
일단 기존판은 보존하기로는 했습니다만, 나중에 내용이 중복되는 부분등은
삭제할 수도 있음도 미리 밝힙니다.
아, 조아라에도 이곳과는 약간 다른 내용등으로 같이 올라가고 있으니
같이 보아주시기 바랍니다-

등장인물

-주요 등장인물-
사오토메 우쿄 早乙女 宇京 (17세/한국나이 18세) 아명兒名은
케타로京太郞, 일본인 유학생遊學生(모교는 도쿄 대2학년).
강 민혁 (28세) 대학원2년생 예비역 육군대위
요시노 미키 吉野 美姬(25세/26세) 조교수, 영주 귀국한 재일한국인
신 영진 (28세) 대학원2년생 민혁의 고교 동창. 예비역 육군병장
권 우경, 하카리 우쿄 權 宇京 (36세/37세) 변호사 본명本名은 사오토메 우쿄 早乙女 宇京,
우쿄의 생모, 귀화일본인
권 석주 (47세) 역사학자, 고등학교 교사. 우경의 남편, 우쿄의 생부
예비역 육군대위
권 수진 (15/17세) 권 우주(3세) 고등학교 1학년, 우경, 석주의 딸, 아들,
-조연급-
강 소현 (22세) 대학3학년생 민혁의 의부여동생
유 미나 (22세) 대학3년생 소현의 단짝친구
남궁 석진 (20세) 대학 1학년생. 수진의 남자친구
김 석현 (28세) 아마추어 번역작가, 혁의 친구
서 현숙 (34세) 우경의 지인知人-석주, 우경 부부가 신접살림을 차렸던
셋집의 주인집 딸. 최근에 서울에서 다시 만남.
채 수진(12세) 현숙의 딸
사오토메 노조무 早乙女 望, 카스미 早乙女 霞 (현재 고인) 우쿄의 본本
부모. 우경의 사촌오빠&형부와 큰언니
후지와라 미즈호 藤原 瑞穗 (24세), 사오토메 아유 早乙女 あゆ (22세)
우쿄의 누나들, 일본거주
사오토메 미노루 早乙女 實 경卿(73세) 전직 대학교수 일본 OO신사神社의 궁사
우쿄의 할아버지. 우경의 친정아버지. 후작 서열의 구 귀족가문인 사오토메가의 당주
권 수양 (83세) 석주의 아버지 독립운동가 출신 퇴역 육군소장
김 순자 (71세) 수양의 처
권 석준 (44세) 석주의 동생. 검사檢事. 예비역 육군병장
권 미진(20세) 대학 1년생 석준의 딸
권 우석 (18세) 미진의 동생, 권 우람 (10세)외 5명. 우쿄의 한국인 사촌동생
이 재영 (30세) 민혁의 고교 동창, 날건달. 병역미필


프롤로그-2003년 서울

<뭐냐, 저 녀석!! 저거 계집애야, 사내자식이야? >
<보아 하니 초등학생이나 중학생인 것 같은데? >
<야!! 꼬마!! 형이나 누나라도 따라온 거냐? >
200년 서울의 모 명문대학의 근처의 음식점을 전세 내 주최된 인문학부의
신입생 환영회는 한 학생에게 시선이 집중되면서 웃음바다가 되었다.
이제 대학원2학년생으로 학부는 다르지만 전임 학생회장 자격으로 특별히
초대되어 참석한 강민혁도 그 신입생을 주목했다.
짓궂은 남자선배들에게 놀림감이 되는 바람에 주눅이 들대로 들어서 얼굴이
빨개져 있는 그 신입생은 확실히 외모만으로는 성별이나 나이를 구분하기
힘들었다.
조그마한 새끼고양이같이 생겨서 얼핏 봐서는 사내아이 같기는 한데 풍기는
인상때문인지 어떻게 보면 계집아이 같기도 한 그 신입생은 남자로서는 한
11~2살쯤, 여자로 보면 15~6살 정도로 보였다.
실제로 아까 화장실로 가느라 일어났을 때 본 162CM의 다소 작은 키가
그 정도 나이로 보이게 만들었다.
얼굴에 걸치고 있는 위에만 테가 있는 네모난 반 무테안경. 이마는 일자로
두텁게 완전히,뒤로는 목을 반 가까이 덮은 윤기 있는 칠흑 색의 단정한 생머리.
지나치게 가는 몸매를 감싸고 있는, 흰색 남방의 칼라가 가지런히 나와 있는
감색의 스웨터와 약간 타이트한 청바지차림의 촌스럽게까지 느껴지는 검소한
옷차림은 외골수로 공부만 죽어라 한 고지식한 모범생이라는 인상을 풍기고
있었다.
상당히 가냘프고 마른 몸매와 여태 변성기도 못 거쳤는지 성대가 튀어나온
흔적도 없는 길고 가는 목, 마치 밀가루를 덕지덕지 바른 듯한 흰 피부와
멍한 표정을 짓는 모습이 마치 살짝 밀치기만 해도 힘없이 쓰러질 것처럼
상당히 나약하게 느껴졌다.
<저 친구가 바로 이번에 일본의 동경 대에서 우리학교에 교환학생으로
온 “사오토메 우쿄”라는 학생이라는데요? >
옆에 있던 과 대표가 혁에게 그 신입생에 대해 알아낸 정보를 얘기했다.
<그 “수재秀才”라는? >
혁은 무척 놀랐다. 저 일본인 유학생은 진작부터 학교내의 재학생들에게
유명인사가 되어 있었다.
여러모로 특이한 이력을 자랑하는 친구이기 때문이다.
혁이 들은 바로는 고2때 어머니가 돌아가시는 걸로 완전히 고아가 되어버린
뒤 2학년이었던 고등학교를 중퇴하고 검정고시를 패스하는 걸로 고등학교과정을
마친 뒤 도쿄 대에 응시해 3위권 내로 합격한 수재라는 것이다.
심지어는 비록 가입까지는 안했지만 작년에는 멘사시험에도 최상위로 합격했다는
데에는 놀랄 지경이었다.
그런 수재가 무슨 생각에선지 1학년 과정을 마치자 학교를 휴학하고 한국으로
건너와 모교인 도쿄대의 추천으로 현재의 대학에 편입되었다는 것이다.
이름과 함께 그 정도까지만 소문으로 들은 혁은 막상 그 말로만 듣던 일본인
수재를 직접 보자 상상하던 것과는 전혀 다른 외모에 무척 당황했다.
일본인에 대한 편견이 섞인 그의 상상으로는 일본 명문의 도쿄대생, 그것도
수재쯤 되면 상당히 시건방지게 생긴 외모에 온 세상이 자기 것인 듯한 거만한
표정을 하고 한국학생에게 “죠센징”이라고 경멸 섞인 태도로 부를 것 같은 오만
불손하고 재수없는 녀석에 심지어 학력을 무기로 여자들한테 껄떡거릴 한심한
녀석을 연상했었는데 무척 어려 보이는 앳된 외모로 일본 명문의 도쿄 대생이라니
놀랍기도 하거니와 아직 어려서 낯선 환경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 탓인지 되려
동정심이 들만큼 완전히 주눅이 들어서 움츠려져 있는 모습이었다.
뭔가 자신 없어하고 어둡고 쓸쓸한 분위기가 안쓰럽다는 느낌이다.
마치 버려진 강아지 같다고나 할까……
무엇보다 범생이긴 해도 순진해 보이는 인상이 그다지 수재라거나
천재라는 느낌은 안보였다.
<참, 얼굴도 예쁘게 생긴 녀석이 너무 음울해 보이지 않아요? >
<그건 그렇군. >
혁은 옆의 여자후배가 권하는 맥주를 받으면서 적당히 맞장구를 쳐 주었다.
그러자 과 대표가 그 여자후배에게 무척 치기 어린 표정을 지었다.
<저런 녀석이 어떤 의미로 범죄자 예비군 같은 녀석이지. 크크큭~~~ >
<무슨 소리야? 착하게만 생겼는데? >
<뭐, 해커나 미성년자 애호 증, 시체유기 같은~~~ >
<엑? 말도 안돼!! >
<원래 왜倭놈들이 변태기질이 다분하잖아? 저 순진한 얼굴에 속으면 큰일 치를 걸?
하긴 사내자식이 저렇게 예쁜 것도 좀 변태적이긴 해. >
<엄허나~~~ 못 말려!!! >
옆에서 시시덕 거리는 꼬락서니가 한심스럽다고 생각하면서 혁은 그
일본인 교환학생을 예의주시했다.
왠지 모르게 그 소년에게 끌리고 있었다. 표정이 어두워 보여서 그렇지,
희고 고운 피부에 갸름하고 앳되어 보이는 얼굴, 안경 뒤의 순진하고
맑은 눈동자의 얇게 쌍꺼풀이 진 귀염성 있는 약간 큰 눈, 작고 오똑한
콧날. 빨간 색의 얇은 입술 등, 상당히 온순하고 순진하게 느껴지는
성격으로 보이는 전반적으로 투명한 분위기가 도는, 여자였으면 예쁘고
착해 보이는 여자였을 것이다.
평균적으로 대학2년생이라면 적어야 21살 안팎이다.
저 교환학생은 고2때 검정고시로 고등과정을 끝냈다니, 한국인의
관념으로는 아마 아직 성년은 아닐지도 모른다.
혁은 문득 주위의 여학생들을 둘러보았다.
내심 소년의 귀여운 모습에 끌려 하는 듯한 그녀들 중에 몇몇을 빼고는
“남자인” 그 소년을 따를만한 미인은 당장은 없는 듯 했다.
혁이 예전에 사귀었고 심지어 잠자리도 같이한 여성 중에라면 몇몇 있겠지만……
문득 소년이 혁에게 무의식적으로 시선을 보내자 혁은 친절한 미소를 지어
주었다.
그저 한참 어린 소년에게 어른으로서 호의를 보여준 것일 따름이었다.
그러나 소년은 얼굴이 새빨개지더니 순간적으로 몸을 움츠리며 고개를
약간 밑으로 한 채 옆으로 외면해버렸다.
혁은 소년이 수줍어한다고 느꼈고 당황했다.
같은 남자끼리 수줍어할 게 뭐인가 싶기도 하거니와 혁 자신도 그 모습을
보고 순간 가슴이 두근거린 것이다.
(뭐, 뭐야? )
그 자신이 여자도 아닌 남자아이에게 심장이 떨렸다는 게 이해가 안 갔다.
잠시 뒤 소년은 살금살금 혁에게 고개를 돌려 다소 수줍게 웃어 보였지만
뭔가 어두운 분위기는 가시지 않고 있었다.
앞에서 일본만화 매니아로 소문난 두 여학생이 그 소년을 품평品評하고
있었다.
<……”러브히나”의 우라시마 케타로하고 닮지 않았어? >
<아, “러브 인 러브”의…… 내가 보기에는 “오네가이 티쳐”의 쿠사나기
케이랑 좀 닮아 보이는데……… >
<그런가? 근데 참 귀엽다. 어쩜 남자애가 저렇게 예쁘다니? >
시집갈 때가 다 된 말馬 만한 처녀들이 그렇게 비유할 데가 없나 하고 실소한
혁은 난데없이 입구 쪽에서 조금 시끄러움을 느껴 그 쪽으로 시선을 돌리고는
눈살을 찌푸렸다.
아니, 그쪽으로 시선을 돌렸던 다른 학생들도 내심 불쾌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도로 외면해 보였다.
마치 폭주족을 연상시키는 가죽 점퍼에 검은 색 런닝셔츠, 찢어진 가죽바지
차림의 덩치 좋은 불한당 같이 생긴 녀석이 술이 떡이 된 모양으로 아주
기세 좋게 들어오고 있었다.
이마를 드러내고 산발을 한 긴 머리에다가 코에 소 코걸이처럼 피어싱까지 한
이제 대학3학년으로 올라온 그 녀석은 다른 의미로 학교내의 유명인사이다.
3년 재수하고 2년 유급했었기 때문에 실은 올해 28세의 혁과는 나이가 2살 많은
고등학교 동기동창이었다. 고등학교에서조차 허구한날 사고만 치다 3년 꿇었던
것이다.
거기다 입학과정에서도 뇌물로 인한 부정입학이었다는 것이 밝혀져 학교가 발칵
뒤집혀 있던 참이었다.
고향인 마산에서 잘나가는 교회 목사라는 아버지의 돈과 인맥으로도 가장 인기없는
정원미달 학과에 간신히 끼어들어온 녀석이라 인문학부와는 아무 상관도 없는
불청객이다.
그리고 아무도 그 녀석을 좋아하지 않는다.
놈의 등장으로 화기애애하던 분위기는 순식간에 저하되어버렸다.
어제는 음악과의 신입생 환영회에 난입해 여학생들이 대부분인 신입생들에게
추태를 부리고 환영회를 난장판으로 만들었다는 소문이다.
과 대표가 혁을 특별히 초대한 것은 혁이 후배들에게 인망이 높아서인 것이 본래
이유지만 “저 미친 놈”을 특별히 걱정한 것이어서이기도 한 것이 사실이다.
혁이나 되니까 저 개망나니를 겨우 제어할 수 있을 정도로 안하무인이기
때문이다.
놈은 좌중을 쓱 훑어보고 도쿄대생쪽으로 걸어가 그 옆에 앉더니 도쿄대생을
끌어안았다.
왜소한 그 도쿄대생은 그의 덩치에 거의 들어가다시피 했다.
세 겹의 방석 위로 다소곳이 무릎까지 꿇고 앉아서 한 손으로 컵을 받치고 그 안의
콜라를 술 대신에 홀짝이던 도쿄대생은 화들짝 놀라서 그 3학년생의 험상궂은
얼굴을 쳐다보고 기겁을 하고 있었다.
<아그야. 이쁘게 생겼네. 니 몇살이고?>
<............17살...................요.>
신입생의 조그마한 입에서 개미소리만한 대답이 들려오고 있었다.
목소리는 변성기를 전혀 안 겪었는지 무척 어린 남자아이 목소리, 또는 억지로
남자목소리를 흉내 내는 가녀린 여자아이 목소리다.
<뭐라꼬? 안들린다~~~>
<17살 입니다.>
놈의 지분거림에 도쿄대생은 싫어하는 표정을 꾹꾹 누르면서 억지로 목소리를
짜내는 것 같다.
혁은 놀라웠다.
17살이라면 한국나이로는 대략 18살쯤으로 지금쯤 고등학교 2학년생이어야 했다.
과 대표가 말려야지 않겠냐고 물었다. 혁은 좀 지켜보자고 했다.
<목소리 봐라! 니 머스마고, 가시나고?>
<............................>
<못 알아듣는 거야, 그런 거야~~~ 귓밥 봐라? 그럼 내가 직접 확인해주지!!>

놈은 요즘 유행하는 군대개그의 유행어로 신입생을 지분대더니 기어이 도쿄대생의
가랑이 사이로 손을 집어넣으려 하고 있었다.
신입생은 기겁을 하면서 황급히 대답했다.

<나...남자에요!!!>
<남자라꼬? 에~~~~~~~~~ 아닌 것 같은데?>

놈은 그 도쿄대생이 마시고 있던 콜라를 옆의 휴지통에 부어서 비워낸 유리컵을
앞에다가 턱 놓더니 깡소주와 독한 위스키의 믹스-통칭 폭탄주를 넘칠 정도로
들이부었다.

<니가 정말로 사내자식이라면 술 정도는 마실 줄 알겠지? 비워라!!>

도쿄대생은 하얗게 질려버렸다.

<못 마셔요...............>
<사내자식이라믄서 이것도 못 마신단 말이가? 이거 마시기 전엔 집에
안 보낼 줄 알아라. 알것나, 짜식아!!>

도쿄대생은 놈의 위협에 질려서 울먹울먹하고 있었다.
옆에서 다른 선배들이 권하는 술을 넙죽넙죽 잘 받아 마시는 옆의 신입생이
옆을 흘끔 보고 있었다. 옆의 신입생은 도쿄대생과는 반대로 제법 키도 크고
훤칠한게 늠름하니 남자답게 생겼다.

<헤헤, 선배님!! 이 친구는 아직 어려서 이거 마시면 최하 사망이랍니다.. 제가 대신....>

<건방진 새끼!!니는 빠지라,새꺄!!! 내가 볼일 있는 녀석은 이녀석이다, 어디서 건방떠노!!!!. >

3학년생은 신입생에게 호통을 쳤다. 신입생은 움찔했고 도쿄대생은 심약한 성격인 듯 놈의
험구에 소스라치게 놀라고 있었다.
3학년은 다시 도쿄대생의 빈약하고 자그마한 턱을 집게손가락으로 움켜쥐고 지분대기
시작했다.

<난 니같은 범생이를 제일 밥맛으로 생각한다. 온전히 핵교 다닐라믄 내한테
잘 보이라, 알겄제? 얼른 마시라!! 아니면 입에 부어줄까?>

도쿄대생은 이제는 겁에 질려 고개를 떨군 채 울고 있었다.
도저히 봐줄 상황이 아닌 듯 했다.
혁은 자리에서 일어나서 그 앞으로 성큼성큼 다가가더니 그 술을 단숨에 들이켰다.
둘은 멍한 표정으로 혁을 쳐다봤다.
폭탄주를 한번에 비워버린 혁은 한 두방울 남은 술을 자기 머리 정수리에 털어내고는
컵을 그 앞에다 턱 하고 놓았다.

<자. 내가 대타로 마셔줬다. 됐냐? 그러니 그 애는 풀어줘라!!>

3학년생은 발끈해서 도쿄대생을 팽개치고는 벌떡 일어섰다.
온돌 방으로 되어 있는 식당인 게 다행이었다.

<뭐꼬, 이 씹새끼가!! 니는 무슨 상관이가?>

길길이 날 뛰는 놈과는 달리 혁은 검지 손가락으로 놈의 머리 통을 꾹꾹 눌러대며
차갑게 을러댔다.

< 이재영, 이 또라이 새끼야!! 애 좀 그만 괴롭혀!! 네가 선배라면 모범은 못 보일
망정 이게 뭔 추태야?!! 너는 임마, 너보다 공부 잘하는 후배만 보면 못 잡아먹어서
안달이던데 말야? 괴롭히더라도 상대는 봐가면서 괴롭혀야 될 거 아냐?
저런 조그마한 애가 그런 폭탄주를 마실 수 있다고 생각해. 어? 거기다 저 애는
아직 미성년자잖아?>

도쿄대생은 혁의 극히 박력 넘치는 모습에 넋이 나간 표정이었다.

두 사람 사이에 고성이 오가고 있었다.
원래 덩치나 험상궂은 인상이 무색하게 혁에게 꼼짝 못하는 놈인데
오늘따라 만취상태라 혁에게 주사를 부리며 대들고 있었다.

<씨팔!! 이런 좆만한 게!!>

기어이 3학년에게서 주먹이 날아왔다. 혁은 가볍게 피했고 그러자 3학년생은
제 힘에 못 이겨서 앞으로 널 부러졌다.
혁은 놈의 등 짝을 두 손으로 움켜쥐고는 식당의 현관으로 끌고가 밖으로
집어 던져버렸다
3학년생은 식당 밖으로 내동댕이쳐진 뒤에 한 켠의 소주병을 집어 들어서 깼다.

<니 오늘 죽일끼다!!>

다들 소스라치게 놀란 가운데 3학년생은 혁에게 깨진 소주병을 겨누고 달려들었다.
혁은 냉담하게 그걸 지켜보다 3학년생을 간발의 차이로 비켰다.

"퍽!!!"

놈은 혁에게 무릎으로 명치를 얻어맞고 멱살을 잡히더니 다시 주먹으로 얼굴을
얻어맞았다. 3학년생은 그대로 멀찌감치 뒹굴고 나서 그대로 뻗었다.
과 대표와 몇몇이 그쪽으로 나가봤고 대개는 앉은 채로 그 광경을 보면서 쑥덕댔다.

<하여간에 저 개또라이 자식은 술만 처마시면 개가 된다니까....>

<공부는 쥐뿔도 못하는 주제에 학교에 돈 처먹이고 들어와서는 꼴에 록 음악 한다고
거들먹대면서 지랄 병이잖아... 병신 같은 게....>

<정신병원에 처넣어야 해, 미친 새끼!! 제 작년에는 여학생을 성추행 하려다 콩밥 먹을 뻔
하더니 이젠 남학생한테까지 껄떡대냐?그것도 일본인을……. 나라망신을 톡톡히 시키는
매국노 자식!! >
<얘. 그거 알아? 저 인간 할아버지가 친일파였대. >
<웃기네!! 저걸로 선대의 죄를 씻기라도 하겠대? 꼴값이야!! >

혁은 그 광경을 잠시 응시하다가 도쿄대생에게 시선을 돌렸다.
도쿄대생은 놀란 가슴을 간신히 진정시키려고 근처의 널부러진 컵과 술병을 정리하면서
아까의 신입생에게 중얼거렸다.

<一體 何よ。 あの野蠻人は...... (도대체 뭐야, 저 야만인은..) >
<….. 그냥 미친 개한테 물린 셈 치고 그러려니 해. >

혁은 도쿄대생의 얇은 어께를 손으로 감쌌다.

< どう, 大丈夫か。(어때, 괜찮나)?>

도쿄대생은 혁에게 고개를 돌렸다.
아까 그 멧돼지같은 거구의 양아치 같은 녀석과는 달리 한 185Cm정도 키에 호리호리하고
탄탄한 체격을 한 그 캐주얼 정장차림의 선배는 눈빛이 날카롭긴 해도 미남인데다 핸섬하고
상냥한 얼굴이어서 한결 안심시켜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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