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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少年(미소년) - 1부상
16-01-22 16:30 2,508회 0건
우경이야기/宇京物語 1券. 美少年 1부-낮선 감정

시간은 오후7시를 넘기고 있었다. 이른 초봄이라 땅거미가 일찌감치 내리고 있었다.

택시 조수석에 타고 있던 혁은 신호대기중에 거울로 뒷자석을 흘끔 봤다.

사오토메 우쿄는 자신의 봄 점퍼를 덮고 옆에 앉아 있던 신입생의 다리를 베고 옆으로

널부러지다시피 해서 잠들어 있었다. 이 일본인 신입생은 여타 신입생 중에서 상당히

유명인물이었다. 외국인이라는 거야 대단할 것은 아니지만 여러모로 독특한 이력을 가진

친구이기 때문이다.

고 2때 어머니가 돌아가시는 걸로 부모를 모두 여읜 뒤 검정고시를 쳐서 패스하는 걸로

2년도 안돼 고등학교과정을 마치고 바로 한국의 수능시험에 해당하는 센터시험을 만점으로 통과한

뒤 무슨 생각인지 한국으로 건너와 추가모집에 응시해 여타신입생 중에 통틀어 최고수석으로 합격한,

아마 일본에 남았으면 일본 제일의 도쿄대도 노려볼 수 있었음직한 수재라는게 알려진 소문이다.

그 말로만 듣던 일본인 수재를 막상 직접 대면한 혁은 상상과는 전혀 다른 모습에 당황했다.

혁의 일본인에 대한 편견이 섞인 상상으로는 거만한 태도로 한국한생한테 대놓고 "죠센징"이라고

경멸조로 부를것 같은 오만방자하고 재수없는 녀석을 연상했는데 정 반대로 너무 온순하고 완전히

주눅이 들대로 들어있는 다소 왜소한 체격에 예쁘다는 단어가 완전히 들어맞는 얼굴인데다 나이보다

한참 어려보이고 안경때문에 약간 맹해보이는 모습이기 때문이다.

예상조차 못한 봉변을 당한 충격이 컸던지 표정에 극도로 지친 모습이 역력했던데다

선배들이 진정시키기 위해 음료수에다 술을 조금 타서 먹여서인지 무척 나른해 했다.

음료수 한잔에 소주를 한 25%타서 불과 4~5잔 먹였을 뿐인데 해롱해롱한다는 건

술을 별로 못마신다는 증거였다. 그러고보니 앞에서 담배피는 선배한테 내색을 못해도

싫은 기색이 역력하던데...

근데 옆에 있던 신입생은 어떻게 아는 걸까?

<그 사오토메군君 말인데, 혹시 자네와 아는 사이인가?>

<아 예. 실은 제 의동생입니다. >

<자네도 일본인인가?>

<에이~~~~ 저는 당연히 순 토종 대한민국 열혈남아지요.>

아까 우쿄의 주눅든 듯한 태도와는 확연히 다른 씩씩한 기백이 마음에 들었다. 이 친구는

여성적이고 아동兒童적인 외모의 우쿄와는 달리 키도 크고 무척 남자답게 잘 생겼으면서도

활달한 재치가 느껴졌다.

약관의 나이임에도 상당히 술이 쎈 모양인지 상당한 양의 술을 마셨는데도 취한 기색이

안보였다.

<.....그럼 자네 이름은?>

<넷! 남궁 석진입니다!!>

<마음에 든다. 아, 그 친구, 잘 보살펴 주게. 선배중에 애먼데 애국심을 발휘하는 이상한

놈들이 많아서 말야. 어느 조교는 미국시민권을 가진 후배를 미국놈이라고

이유없이 막 갈구더라구.>

<잘 알고 있습니다,다만 애가 말도 서툴고 너무 맹해 놓아서.... 아, 저 길로 들어가면

됩니다.>

택시기사는 차를 한 2층 주택앞에 세웠다. 석진이 먼저 내려서 대문앞의 초인종을 눌렀다.

<누구요?>

<선생님!! 저 석진이입니다.>

대문의 잠금 장치가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그 사이에 혁은 택시요금을 지불하고서 우쿄를 조심스럽게 끌어낸 뒤 품에 안았다.

차마 깨우기는 뭣했다.

<아니, 왜 이렇게 가벼워? 이 친구 체중이 몇이야?>

<한 43kg쯤...요.애가 좀 부실해요.헤헤헤>

<친구한테 한다는 소리가... 아무리 그래도 이 키에 겨우 그정도면 좀심각하구먼.................>



차라리 담장하고 대문은 헐어버렸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 좁은 마당을 가로질러

현관에 들어서자 현관문이 일찌감치 열려 있었다

나이에 비해 키가 크고 다소 마른 체구에 머리를 짧게 깎은 개량한복 차림의 중년남자가

우쿄를 품에 안은 혁과 석진을 맞이했다. 혁은 이 중년남자가 안면이 있었다.

<엇? 네놈은?>

<선생님!!!>

<야~~! 이 놈 몇년만이냐? 완전히 훤칠한 청년이 다됐구만?>

혁과 중년남자는 혁의 품에 안겨서 세상모르고 자고 있는 우쿄을 사이에 두고 상당히

반가워했다.

<아참, 사오토메군의 방은 어디입니까?>

<아, 2층. 근데 , 술먹인 건가? 우리 애는 술을 전혀 못마시는데....>

<아 예. 죄송합니다.>

가만, 우리 애?

<아니, 괜찮아. 얘도 그럴 때가 됐으니까.....>

혁은 내심 의아했다, 이 중년남자-권선생은 혁의 고등학교 은사로 그는 상당히 강한 민족주의

성향을 가지고 있는 걸로 알고 있었다. 그런데 일본인 학생을 자기 집에 들여놓았던 것도 이상하고

거기다 자기 친자식을 보는 듯한 태도를 취하고 있었다.

석진의 안내로 마루 한켠의 나무계단으로 올라가서 방과 욕실이 있는 복도를 지나서 맞은

편의 방으로 들어가서 침대에 눕혔다. 혁은 체력하나는 자신이 있었지만 아무리 힘이 세고

들어야할 사람 무게가 가벼워도 40kg넘는 무게를 안고 계단까지 올라가서 상당한 거리를

걷는 것은 어느정도 힘든 일이었다.

우쿄를 조심스럽게 침대에 눕히기 무섭게 혁의 상체도 그 위에 포개 엎어졌다. 혁의 얼굴이

우쿄의 목덜미에 쳐박혔고 우쿄의 체취가 혁의 후각을 자극했다. 딱히 무슨 화장품 같은

걸 안쓰는 대신에 향수같은 것을 사용하는지 꽤 좋은 냄새가 소년의 몸에서 나고 있었다.

고개를 들자 우쿄가 고개를 악간 혁의 반대편으로 돌린 채 입을 희미하게 열린 채로 잠이

들어 있었다.

혁은 순간적으로 두근 거리면서 하체가 경직됨을 느꼈다. 무의식적으로 한쪽 손바닥으로

우쿄의 뺨을 쓰다듬었다. 상당히 작은 얼굴이라서인지 손바닥이 한쪽 뺨을 완전히

덮어버렸다. 손바닥에 우쿄의 아기피부같은 부드러운 피부가 느껴져서 혁을 흥분시켰다.

얼굴에 남아 있는 젖살이 무척 귀여웠다.

우쿄는 입을 다문 채 손바닥의 따뜻한 감촉이 좋은 듯 그쪽으로 뺨을 더더욱 비벼댔다.

그 모습이 다소 어리광을 부리는 것 같으면서도 새침하고 요염하게 느껴졌다.

얇고도 빨간 입술에 시선이 가자 흥분이 더했다. 키스하고 싶었다.

<선배님.>

석진의 부름에 혁은 간신히 정신이 차려졌다. 석진에게 시선을 보낸 뒤 다시 우쿄에게

돌리자 자신이 소년에게 이상한 감정을 느꼈다는 사실을 깨닫고 아연했다.

<아 그래.>

혁은 우쿄의 얼굴에서 안경을 벗기고 이불을 덮어줬다. 우쿄의 안경을 침대 옆의 책상위의

놓다가 노트북 컴퓨터 옆에 액자로 만들어져 놓인 사진중에 하나에 시선이 갔다. 우쿄가 기모노차림의

일본여성 둘이서 찍은 사진이었다. 우쿄는 예전에 한국에서 교복자유화 전의 고등학교 교복같은 검은 색의

일본 고등학교 교복을 입고 있었는데 혁의 아버지의 고등학생때ㅅ어의 사진에서 보이는 교복차림-에 까까머리를

모자로 가린 것 같은-의 촌스러움과는 전혀 무관했다.

우쿄의 가냘픈 몸매에 ?煐인지 늘씬한 게 오히려 기품있고 세련된 인상이었다.

다소곳하고 은은한 미소가 신비스러운 매력을 풍기고 있어서 혁은 당황스러웠다.

그 옆에 우쿄를 인자한 어머니처럼 어께를 감싸고 가볍게 안고 있는 키모노차림의 두여성은

우쿄와 얼굴 생김새가 상당히 닮은 모습이었다.

<석진아. 이 두사람, 누군지 아냐?>

<아, 우쿄네 엄마인 유키코와 누나인 카스미상예요.>

< 일본에서 찍은 가족사진인가 보구만.>

그 외에도 몇가지 가족사진들이 더 책상의 벽의 한면을 장식하고 있었다.

혁은 잠시 우쿄의 방을 둘러보고 놀랐다. 상당히 정갈하게 정리된 방향제 향기로 가득 차

있는 사뭇 일본적인 분위기의 방은 검소하면서도 상당히 여성적이지만 놀란 것은 책이

도서관의 한켠을 방불할 만큼 상당히 많다는 것이고 당연하지만 대개 일본어로 된 책이었다.

얼핏 제목을 봐서는 약간의 만화책을 제외하고는 다양한 분야에서 상당히 높은 수준의

서적을 읽는 듯 했다.

서가의 한편에 있는 음반들은 몇몇 일본곡들을 제외하고 대개는 혁도 들어본 적이 있는

곡으로 대개 뉴에이지등의 신비주의계열의 곡이 대부분이었고 다소 슬픈 분위기의

곡이었다.

그리고 한쪽 벽에 일본어로 전국 서예경시대회 학생부 대상이라는 표가 붙은 거의 히라카나

풍의 초서체로 "미학美學"이라고 쓴 서예작품이 액자에 붙어 있었는데 혁은 명필의 글씨라는

표현이 아깝지않은 그 서예작품의 가냘프고 섬세한 서체에서 왠지 모를 음영陰影짙은

퇴폐성을 느끼고 으스스해졌다.

방을 나와서 마루로 내려가자 다과상이 차려져 있었다.

<앉으세요.>

혁은 은사의 사모님인 미자씨가 권하는 대로 마루에 앉아서 7년만에 고등학교때의 선생과

마주했다.



고등학생이었을 때 집에서 내놓은 자식 취급 받을 정도로 심각한 문제아였던 혁은 친척집인

마산으로 거의 유배당하다시피 해서 내려와서 그때 은인같은 스승인-그때는 죽이고 싶을

정도로 악귀같았던 꼰대인- 권선생, 석주를 만났었고 그게 인생의 전환전이었다.

혁이 마산으로 전학갔을 때 석주는 사범대기간동안 ROTC(학군단)과정을 이수하고 육군장교로

병역을 마치자마자 교육공무원으로서 마산에 부임해 내려와 있었다.

석주는 다소 과격한 방법으로-심지어 폭력교사라는 오명까지 써가며 반쯤 죽을 만큼 몇번

두들겨패서까지-계속 엇나가려던 혁을 바로세우고 잡아끌었던 것이다. 덕분에 다시 서울로

올라와서 명문대에 속하는 지금 학교에 합격할 수 있었던 것이고 그뒤 자신의 은사와 마찬가지로

ROTC과정을 거쳐 육군 장교로 병역을 마친 뒤 다시 대학원에 진학했던 것이다.

<뭐, 지금 생각하면 내가 좀 심하지 않았나 싶은데....>

<덕분에 저는 이렇게 재기할 수 있었습니다. 정말이지, 그때 제가 선생님을 만나지 못했으면

어디까지 굴러떨어졌을지, 솔직히 끔찍합니다.대학 입학하고 내려갔더니 전근을 가셨는데

어디로 가셨는지 아시는 선생님이 안계셔서.....>

<그런가? 그럼 이번에 우리 아들이 자네 후배로 들어갔으니 잘좀 부탁해. 애가 너무

유약하고 낮가림이 심해서 좀 적응하기 어려울 거야. 작년에 애를 집으로 데려다

놓았더니, 너무 낮설어하고 자기 애비를 너무 무서워하고 어려워하더라구...>

<아 예.>

혁은 얘기중에 우쿄와 석주의 관계를 알고 놀랐다. 죽었다는 우쿄의 부모는 실은

큰 이모 부부로 친부모는 바로 석주 부부였다는 것이다.

석주의 장인은 일본인이지만 일제강점기때의 석주의 아버지와의 인연으로 사돈이

된 것이고 아버지의 -무척 미인이긴 하지만 다른 나라 사람도 아니고 일본여자를 아내로 맞으라는- 권고에

처음에는 석주는 대놓고 거역은 못하고 벌레씹은 표정을 지어야 했다. 물론 막상 결혼할 여자를 보기가

무섭게 언제 우거지상을 썼냐는 듯 홀랑 넘어가서 지금은 애처가가 됐지만.......

석주 부부가 결혼했을 때 아버지가 권해서 한 결혼이지만 그외 집안어른들이 반일감정을 앞세워

결혼을 반대하는 바람에 혼인신고도 못한채 권선생의 아내인 미자-미코가

친가쪽 어른들의 등쌀에 일본으로 돌아가서 미혼모상태로 낳은 아들을 큰언니 유키코 부부가

자기 아들로 입적시켰던 것이다. 그뒤 미코는 한국으로 와서 정식으로 석주와 결혼한 뒤

딸을 낳았고 우쿄-우경은 그대로 일본에서 일본인으로 성장했다.

우쿄가 한국으로 온 것은 맏처형인 유키코가 죽은 것으로 우쿄가 서류상으로 고아가 돼 버린 것이

기회가 된 것이다. 일본에는 석주의 장인 외에도 막내 처남 1명. 처형제2명, 우쿄의

호적상 형제로 2명의 시집간 누나가 있었고 다들 어떻게든 귀염둥이였던 우쿄를 맡고

싶어했지만 이 기회에 아들을 되찾고 싶었던 부부는 자신들이 혈연상 친부모임들 근거로 약간 억지를

부려 우쿄를 한국으로 데려왔고 우쿄를 석주가 근무하는 학교에 편입학 시켰는데 한국의 생활에 제대로 적응을

못하고 친가와도 사이가 않좋았던 우쿄가 일본으로 가출해서 한동안 안돌아오고 외갓 집에 머물면서 아예

대입 검정고시를 치뤄서 패스하는 걸로 한국입국을 거부해버렸고

이미 법적으로 고등학교는 졸업해 버린 셈이어서 그대로 일본에서 대입준비를 했던 것이다.

<내 아들이지만 일본에서는 응석받이로 자라서 다른 때는 완전히 어린애같은 녀석이

공부할 때만은 완전히 독종毒種이더군.>

2층에서 겨우 정신을 차렸는지 파자마위에 앞을 가느다란 저고리동정으로 안이 보일

정도로 묶은 격자무늬의 일본전통식 외투를 걸친 우쿄가 벽에 손을 짚으면서 천천히

내려오고 있었다.

<아, 일어났냐? 이리와서 앉아.>

자기 아버지가 옆에 앉으라는데도 수줍어하면서 주저하고 있었다.

아직도 아버지가 어색한 건지 선배앞에서 파자마 차림인게 마음에 걸려서인지 알 수 없었다.

우쿄는 쭈뼛쭈뼛하면서 자리에 앉더니 혁에게 고개를 숙였다.

<첫날부터 폐를 끼쳐 죄송합니다. 선배님.>

<아니.더 한 애들도 있는데 뭘, 괜찮아 괜찮아.>

I찬다고 했음에도 상당히 송구스럽게 생각하는 우쿄의 모습이 혁은 어느 후배들 보다

무척 마음에 들었다. 요즘 후배들 중에 저렇게 예의바른 후배는 보기가 어려운데,,,

그 순간에 초인종이 울리는 소리가 들렸고 잠시후에 왠 아가씨가 들어오고 있었다.

혁은 우쿄와 닮았지만 훨씬 키가 크고 피부가 너무 흰 우쿄와는 달리 완전히

"살색"의 피부여서 훨씬 건강해보이고 생기발랄한 분위기의 긴 생머리를 약간 오른

쪽으로 올려묶은 맵시있는 교복차림의 아가씨가 우쿄의 누나인줄 알았다.

<야! 너는 계집애가 왜 이리 늦게 다니냐?>

<아잉~~~ 아빠. 친구하고 같이 공부하느라고요♡>

<그래도 좀 일찍 다녀!!>

<네~~~ㅇ♡>

그래도 딸이 애교를 떠는게 귀여운지 석주는 적당히 꾸중하는 선에서 그친 뒤 서재에서

울리는 전화벨에 잠시 자리를 떴다.

그리고 그 아가씨가 우쿄에게 약간 쌍심지를 켜고 흘겨봤다. 우쿄은 약간 움찔했다

<오빠!! 동사무소 앞의 비디오가게에 갔었지?>

<오빠라고?>

혁은 의외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고 보니 우쿄보다는 나이가 더 들어보인다고 해도 대충

이제 중학교에서 고등학교로 올라가는 나이쯤으로 보였다. 우쿄가 지나치게 어려보여서

상대적으로 나이가 들어보인 것 뿐이었다.

석진이 혁에게 귀속말을 했다.

<우쿄의 여동생인 수진이예요. 제 여자친구입니다.>

<아, 나이가 오빠보다는 많아보이는데...>

<저래뵈도 이제 고 1입니다.>

< 당연한 얘기지만 오빠하고는 분위기가 영판 틀리구만...>

우쿄는 멀뚱이 자기 여동생을 응시했다.

<거기 언니가 오빠를 내 여동생이냐고 묻잖아. 얼마나 민망했는데!>

<あ. そう(아. 그랬니)?>

우쿄가 무의식적인 일본어로 심드렁하게 대답했다.

<몰라몰라몰라!! 이제 거기 쪽팔려서 못가게 생겼단 말야. 책임져!!>

수진이 그러면서 우쿄에게 달려들어서 앵겨들었다.

이제보니 오빠한테 화내는게 아니라 애교스럽게 투정을 부리는 모양이었다.

우쿄는 여동생의 몸무게가 약간 버겁다는 표정이다.

<야! 권수진!! 오래비만 보이고 이 서방님은 안보이냐?>

<오빠는!! 결혼도 안해놓고 누가 서방이야?>

석진의 짖굿은 농담에 이번에는 수진이 장난스럽게 흘겨봤다.

문득 수진이 혁에게 시선을 돌렸다.

<와 이 오빠 캡 멋있다!!! 누구세요?>

<수진아. 손님 앞에서 너무 버릇없이 굴지마.>

우쿄가 사뭇 엄한 태도로 자기의 목을 감싸안고 앵겨 있는 수진에게 가볍게 나무랐다.

<피!! 알았어영.>

수진이 우쿄에게 내려와 앉으면서 혀를 삐죽 내밀었다.

지금 이 상황이 마치 엘프를 연상시키는 두 남매의 성격차이-고지식하고 수줍음 많은

새침떼기와 엽기발랄 말괄량이-를 그대로 드러낸 것 같아보여서 혁은 여러모로 재미있게

느껴졌다



<그럼 선생님, 다음에 뵙겠습니다.>

<그래. 이제 집도 알았으니 자주 놀러오게.>

<예, 우쿄군도 학교에서 보자구. 아까 환영회에서 일은 너무 마음에 두지 말고, 이런사람,

저런 사람도 있게 마련이니까.>

옛 은사에게 인사를 한 혁은 우쿄의 어께를 두들겨줬다.

<앞으로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우쿄의 다소 경직된 90%각도 인사에 혁은 약간 부담스러워했다.

<좀 오바네^^;;;>

혁의 농담섞인 지적에 고개를 든 우쿄는 오른 손 끝으로 입을 가리면서 얼굴이 빨개졌다.

석주는"에라 이놈!" 하고 자기 아들을 가볍게 쥐어박으시고.....

원래 낮선 환경에 직면하면 한동안 적응하느라 마음고생을 해야 하는 우쿄였지만 처음

알게 된 이 선배는 무척 좋은사람일 것 같다는 생각에 부담감이 점

덜해지는 것 같았다.

혁은 우쿄의 수줍은 모습에 또다시 심장이 두근거리고 있었다.

혁과 석진은 같이 집을 나왔다.

<사오토메군이 상당히 온순하고 예의바른 친구인 것 같군. 그런데 너무 양순한 것 같은데..>

<그렇긴 합니다만, 쟤도 고집피울 땐 아무도 못말릴 때가 많습니다.>

<그런가?>

<고등학교를 한학년 빼먹고 거기다 다른 나라인데도 재수도 안하고 대학에 붙은게

실은 그녀석의 황소고집때문이거든요. 그 녀석 고집만 빼면 진짜 바보스러우리만치 착하고

순진해 빠진 녀석인데...아, 저는 여기서 갈라져야 합니다.>

<그래? 그럼 학교에서 보자.>

혁이 손을 내밀자 석진은 머쓱해하며 혁과 악수를 했다.

<옛!! 저도 앞으로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선배님!!>

악수를 마치고 나서 석진은 활달하게 군대식 경례까지 하고서 옆길로 빠졌고 혁은

가볍게 손을 흔들어주면서 석진을 배웅한 뒤에 발걸음을 옮겼다.


길을 걷는 동안에도 뭔가 남은 게 있는것 같은 아쉬움과 어리둥절함을 금치 못하고 있었다.

우쿄의 집을 나와서 걸으면서 지금껏 있었던 일을 속으로 정리하면서 가장 어처구니 없었던 것은

우쿄에게 느낀 감정이었다.

혁은 실소했다. 혁은 술이 무척 쎈 편이고 아까의 신입생 환영회에서 마신 술이라고는 우쿄을

도와줄 요량으로 원샷한 폭탄주가 전부니까 지극히 정상인데도 그 신입생에게 이상한 감정

을 느꼈던 것이다.

전에 없던 일이었다. 아무리 귀엽게 생겼지만 그 아이는 남자였지 않은가?



단순히 새로 알게 된 남자후배를 보는 감정이 아니라 이를테면 마음에 드는 여학생에게

느꼈던 감정이었기 때문이다.

혁은 이미 고등학교때 여자문제로 말썽을 일으킨 적도 있었고 그 외에도 제법 경력이

화려한 편이었다.

혁에게 너무 나이가 어린 남자아이나 연장자인 남자를 빼고 같은 연배나 선,후배인 남자는

딱 세 부류였다. 그런대로 사내대장부로서 우정을 나눌 수 있는 부류와 그냥 신경쓸

이유가 없는 타인他人인 부류, 필요할 경우 폭력행사도 불사해야 할 정도로 구제불능인

경우였다.

석진이라는 신입생은 첫번째 케이스에 들 것 같고 오늘 환영회에서 말썽을 일으킨

3학년생은 세번째였다.

근데 그 우쿄라는 신입생은 어디에도 포함되지 않는다.

여자한테 품을 감정(보호본능, 귀여움, 심지어 성적매력)을 그 신입생에게 느꼈기 때문이다.

확실히 생각해보면 어린나이에 너무 굴곡진 사춘기시절을 보내는 것 같아 가엾다는 생각이'

든 건 사실이다.

일단 아무리 귀여운 소년이라고 해도 남자한테 이상한 감정을 품었던 것은 자기로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고 그냥 그런가보다고 생각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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