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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 단편
16-01-24 00:08 5,095회 0건
18-18-



난 그의 힙라인이 예술이라고 칭찬했었다. 어떤 이는 힙이야 여성의 뒷태가 그만이라고는 하지만, 난 좀 생각이 달랐다. 완만한 곡선을 타고 도드라져 그 살안에 탄력있는 근육을 보듬고 있을 듯한 그 실루엣을 보는 것 만으로도 가랭이가 저려오는 것을 난 알고 있으니까....더구나 그가 나의 위에서 힘찬 스퍼트로 나의 정신을 아뜩하게 만드는 와중에, 언제나 나의 두 손바닥은 그의 엉덩이를 손톱으로 찍어 버릴듯이 쥐고 있는 것을 몇번이나 눈치채고는 소스라치게 놀란 적도 한 두번이 아니었다. 그는 언제나 그럴때면 몸에 묻은 물방울을 털어 내듯이, 내 보지 안에서 좇을 흔들고 있으면서도 허리의 탄력을 이용해서 산 고등어 처럼 사래를 치곤 했다.



‘너 꼴려가는 대로 상처낼 내 피부 아니다, 알지?’



까탈스럽기는....그러나, 난 그런 그가 밉지도, 섭섭하지도 않다. 그 투박한 내깔김에 맘 상하기 보다는 오히려 이 남자를 내 두 다리로 영원히 옭아버린 채, 보지 속으로 끝없이 침몰되기를 바랬으니까. 언제나 그와 나사이에 존재하는 불문율을 어기는 입장은 나였기에 항상은 아니더라도, 난 그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달고 사는 편이었다.



‘첫째, 언제나 연락은 내쪽에서 할 것.

둘째, 톡질, SNS질 금할 것. 나와 관련된 언급이 회자되면 관계는 그 시간부로 정지.

셋째, 나와 만나는 기간동안에는 오로지 나에게 집중할 것.

넷째, 쓸데없는 요구는 말하기 전, 세번쯤은 생각할 것.

다섯째, 몸, 특히 피부에 상처내지 말것.

…..’



그가 정한 불문율은 이 외에도 많았다. 나의 이런 상황을 알고 있는 친구들은 이제 없다. 학교와 실습을 정신없이 다니고 날때부터 자라온 도시를 떠나오며 서울로 오게 된 것도 오직 그의 제안을 승낙했기 때문이었지, 다른 이유가 있을 수도 없었다. 계약 기간과 취할 수 있는 재력의 범위가 이미 정해져 있는 기존의 스폰녀들....난 이를테면 좀 다른 형태의 스폰녀라 할 수 있었다. 우리 사이에는 아무런 증빙도, 중계자의 흔적도 없다. 난 이미 그가 배려한 회사의 직원-그의 경영권 휘하의 계열사가 아닌-으로 이름이 올라가 있으며, 재택근무자의 자격이어서 한달에 한번, 회사의 입구를 통해 개목걸이를 스캔하고 5분도 안되는 시간이라 할지라도 다시 건물을 나오면 한달의 근무확인이 되는 그런 자격이었으니까. 내 월급이라 칭하여지고 충당되는 비용은 그와 관련없는 제3의 회사를 통해 비과세항목의 연구비로 충당되어 보내지기 때문에 회사에서는 나란 여자의 존재를 전혀 모를 수 밖에 없었다. 난 그의 주위에서 이미 존재하지 않는 여자였다.



‘그래, 이런 삶을 꿈꿔 온거잖니?’



난 나 스스로를 설득하고, 세뇌시키는 것에 익숙해 있는 편이었다. 창밖으로 보이는 개미만한 사람들과 깍뚜기 크기만한 자동차들이 뭐가 그리도 바쁜지 지글대는 광경은 나를 이해시키기에 충분한 힘이 있었다. 편안하고 안락한 환경과 내가 힘들이지 않아도 통장에 차곡차곡 쌓이는 현금의 동그라미 숫자...이미 나는 예전처럼 쇼핑에 목마르지도 않다. 백화점이나 명품가에서 넋을 잃고 핸드백을 쥐고 있던 손목이 후덜덜 대던 촌뜨기 시절은 이미 지나갔으니까. 미용실에서 저질막장판의 세간 소문을 억지로 들어가며 맞장구 쳐 줄 이유도 없었다. VVIP로 등록된 나는 구지 내 힘을 들여가며 그들을 찾아가서 물건을 팔아주고 올 필요도 없었으며, 쇼핑도 널직한 내 집의 거실에서 편안하게 할 수 있었고, 최신 유행 머리 스타일도 남들 손때 묻은 월간지를 뒤져가며 선택할 필요는 더더욱 불필요 했다.



‘그래, 정신나간 년들이 이런 걸 마다하다 골로 가는 거지.’



스폰 상황의 미래가 불투명하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경쟁 물주들끼리 경쟁을 붙이다 결국 발각되어 스폰녀까지 포함되어 쇠고랑까지 차게 되었다는 소문은 나를 더욱 흐뭇하게 만들고 있었다. 결국 나는 나의 삶에 안주하고, 자족하며, 기꺼워하는 보편타당한 인물로 되어가는 순방향을 선택했으나, 아이러니 하게도 그 원동력은 다름아닌 그가 가져다 준 부유함이었다.



‘그 표정이 아니잖니?’



그의 요구가 극도로 예민해지면서 날카로울때면 언제나 점잖은 의문형으로 되돌아오곤 한다.



‘그냥 네가 묶인채로 발버둥치는 듯한 표정은 현실감이 떨어지잖니?

넌 나를 향해 굴종의 처절함을 인상에 담아야 해.

그래, 그렇게...옳지...내가 이렇게....좇을 쑤셔박으면...넌...그러니까...

그렇게 굵은 좇을 이리도 막무가내로 박아대나라는 표정으로...

돌아보며 힐끔대야해...옳지...그렇게...좋아...아주 좋아...

보지가 찢어질듯이 쓰라리다는 느낌을 듬뿍 담아서...’



난 그에 대해서 아는 바가 없다. 알고 싶었던 것은 그의 제안을 받아들인 초반에나 그랬지만, 지금은 그가 누군지, 사회적으로 어느 위치에 속해 있는지, 가족은 있는지, 유부남인지도 궁금하지가 않다. 애초에 나와의 계약에는 평범한 다른 사람들 보다는 풍족한 일정금액의 생활비가 60세-그것은 그 사람의 배려였다. 그 나이까지 만나줄지는 의문이지만...-까지 적립된 곳에서 자동적으로 계산될 뿐이었으니 말이다. 나는 그 안에서 나의 임의대로 절약하면 절약하고, 바닥이 드러나고 싶으면 마구 퍼재껴도 그만인 주체적 상황의 스폰녀였다. 아파트는 그가 나에게 선물한 유일한 종자지분인 셈이었지만 그것도 표면적으로는 내가 벌어들인 월급으로 대출금을 갚아나가는 형식이었기에 그의 흔적을 찾기 힘든 것은 마찬가지 였다. 그 이후로 나와 그 사람 사이에 돈이라는 주제는 종적을 감췄다. 그의 존재는 그저 나를 잊지않고 찾아와 자신의 세계에 빠진 채로 나를 탐닉하고 가버리는 한 사람일 뿐이었으니까. 그리고, 내가 그것을 꼭 알아야 할 필요도 없지 않은가? 난 그 사람의 아내도, 첩도, 오피스와이프도 아닌 그저 섹스와 욕구의 배설구 일뿐...



‘그냥 옆에 있어.’



그런 날이 정말 짜증 나기는 했다. 그렇게 초성을 트고 집안에 들어오는 날은 난 분주하게 집안의 모든 암막커튼을 쳐대고 조명을 어둡게 해야 했으며, 바로 옷을 전부 탈의한 채로, 그의 곁에서 엉덩이를 한껏 치켜든 채로 그가 손가락으로 내 보지며 항문을 마구잡이로 쑤실 수 있도록 자세를 취해 줘야 하기 때문이었다. 평소에 그의 섹스 습관으로 인해서 난 용변을 보고난 후에는 언제나 직장비데를 사용해서 항문 주위를 청소해야 했다. 언제 들이닥칠지 모르는 그의 예고없는 스케쥴로 인해서 난 직장을 끊임없이 세척해야 했고, 짜증나는 그 날이 되면 화장이나 란제리의 선택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나를 위해서라도 항문과 직장에 향유를 바르고 튀어나가야 하는 신속함을 언제나 잊지 말아야 했다. 그는 촛점없는 시선으로 TV를 향한 채, 그의 옆에서 후배위의 자세로 엉덩이를 활짝 벌리고 있으면, 느물거리는 뱀머리처럼 내 보지속으로, 혹은 애널안까지 손가락의 갯수까지 바꿔가며 마음껏 쑤셔대는 것이 기본 이었다. 그렇다 할지라도 그는 나의 대사를 허용하질 않았다. 찢어져요, 아파요, 그만해요 같은 대사는 금기어 였으니까.



‘그건 찬물을 끼얹는 단어야.

그냥 표정에만 나타난다면 그 안에는 이중적인 의미가 있는거지.

말하자면, 당신의 스킨쉽은 저렴하고 동물적이어서 나의 몸을 극도로 괴롭히지만,

그걸로 인해 괴로움과 쾌감의 이중주를 같이 감상하는 거라고...’



가학성이든, 피학성이든 간에 난 그가 정상적인 성애자는 아니라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이제는 그게 그렇게 중요하다고 생각되질 않는 걸 보면, 나도 이미 그의 세뇌에 의해 학습되어진 것이 아닌가 되돌아 볼 뿐이다. 하지만 그가 야동에서 나오는 거포의 소유자들이 곧잘 해대는, 이를테면 상대 여성의 히프를 말궁딩이 때리듯 하는 하대는 나에게 하질 않는다. 촛농을 떨어뜨린 다거나, 온 전신을 빨래집게로 물려 놓거나, 포승줄로 칭칭 감아대는 그런 학대성 분위기는 애초에 멀리하기에 난 그의 이런 행위나 설정이 특별히 부담이 되지는 않는다.



‘방안의 환기에 쫌 신경 써야지?’



그는 내가 마법에 걸린 날을 특히 좋아했다. 야수의 본능처럼 나의 피냄새를 기가 막히게도 잡아냈고, 그 날은 나에게 선물이 주어지는 날이었다. 내 위에서 사정을 마음껏 하는 날이었기에.....집안의 창고에는 고가의 이집트산 린넨시트가 수도 없이 쟁여져 있었다. 왜냐구? 그는 시각적인 만족을 항상 갈급해 했으니까. 나의 월경혈과 그의 정액이 뒤섞여 내 씹구녕에서 용암처럼 꾸역대며 삐져 나오는 것을 바라보며 흐뭇해 했고... 그는 그것을 집에서 떠나기 까지 치우지 못하게 했으며, 그로 인해 초반에는 그의 금쪽같은 돈으로 구입한 비싼 침대의 메트리스에 핏자욱이 번질 것을 걱정한 나머지, 싸구려 방수포를 시트 밑에 깔았다가 항문에 피스팅을 당하는 벌을 받은 적이 있은 후로는, 그냥 내버려 두고 시트만을 갈아버린다. 메트리스위의 혈흔이 더 이상 시트로 가려지지 않게되면, 난 매트리스를 통째 버리고 신제품으로 바꿔 버렸다. 물건 파는 사람들이야 나같은 고객이 영원히 반가울 뿐일테니 말이다.



‘그래...이젠 말을 않해도 뭘 해야 하는지 잘 아네...’



그건 그가 내비칠 수 있는 최고의 찬사였다. 나의 몸매에 대해서 언급하는 적도 없었고, 좇몽둥이를 끊어 먹을듯이 씹구녕의 근육을 울럭거리며 쪼여댄다 해도, 그는 이런 보지 어디에도 없다는 탄식도 전무했다.



‘성가시게 털은 왜 기르지?’



그는 가끔 내 음순을 물고, 빨고, 아프지 않을만큼 이빨로 질근대며 노는 걸 좋아했다. 그가 빨기 좋도록 음모를 다듬긴 했어도 매시, 매순간 자라나는 음모는 그의 턱주변을 자극했던 모양이었다. 난 그의 불편함이 싫어서 이기도 했지만 음모를 면도기로 밀어낸 후, 며칠만 지나면 팬티에 눌려 자라나는 털들이 따끔거리는 감촉조차 불편해서 레이져 제모까지 할 수 밖에 없었다.



‘그래, 옷은 피부와 밀착되어서는 매력이 없어.’



난 정확히 예측할 수는 없었어도 그가 올 것 같은 날들은 귀신같이 알 수 있었기에, 그런 날이면 아침부터 그 사람이 좋아하는 의상으로 갈아 입고 들뜬 마음에 지내곤 한다. 몸에 꼭 끼는 팬티와 브레지어, 란제리류는 입을 수 없었다. 온 몸을 두르고 있는 천이 하나인 것처럼 좌우가 다 트여져 있어 손만 집어 넣으면 나의 온 몸을 스스럼 없이 만질 수 있고, 별다른 노력 없이도 쉽사리 허물 벗듯이, 벗어낼 수 있는 옷만이 내가 걸칠 수 있는 전부였다.



‘아니, 아니, 아니지.....너부터 까지면 안되지....’



그를 향한 애착이 선을 넘는 순간, 나 스스로도 제어가 되질 않아, 내 스스로 유두를 주무르고 질척해지기 시작하는 음구를 문질러대는, 이른바 스스로 증폭시켜가는 자발적 음란함은 그에게 허락되질 않았다. 그는 그것을 가장 혐오했다. 섹스의 주도권이 상대방에게 빼앗겼다고 느끼는 순간, 그는 얼음처럼 차가워지는 것을 나는 그제서야 깨달았다. 그의 존재에 대해 나 스스로 미쳐돌아가는 와중에 씹물을 질질 흘리더라도, 그가 손을 뻗쳐 보지를 벌리라고 명령하기 전에 나의 선제행위가 발동을 건다는 것은 이미 상호간의 약속을 무너뜨리는 도발이라고 그는 이해하고 있었기에....



‘은밀하다는 의미....넌 아직 모르는구나...’



난 아직도 그가 상상하고, 도달하고 싶은 섹스의 궁극을 이해하질 못하고 있다. 남들이야 뭐가 그리 어렵느냐, 그냥 둘다 옷벗고, 뒹굴다보면 즐거워 질테고, 그 안에서 몇가지의 육체적 교환으로 마무리 하고나면 그 다음번이 기다려지는 그런 단순 행위라고 하더라만, 그가 주장하는 섹스의 묘미는 좀 달랐다. 그를 맞이하면 할수록 내 머릿속은 복잡한 의문부호가 쉴새없이 들끓게 만들고, 그가 소유한 땀꾸멍의 흔적조차도 초근접해서 들여다 보고 싶은 호기심의 무한 발현....비밀이 넘치는 사람도 아니었고, 유난히 비정상적인 변태성을 장착하지도 않았지만, 무언가 모르게 다른 이들과는 다른 엄격한 위엄이 도사린 칼끝 같은 섹스....그래서 난 그의 눈빛을 정면으로 대한 적이 없다.



‘압도당하는 듯한 태도는 결코 매력적이지 않아.’



그의 육체 밑에서 버둥댈때는 나도 사실 어쩌지 못하는 타이밍이 존재했다. 유연한 허릿짓으로 내 두 가랭이를 오무리는 것은 꿈도 못꿀 정도로 뻐갤듯이 벌려가며 내리 찍어 누르는 와중에, 씹구녕은 나의 애액으로 유도된 그의 좇이 사정없이 미끄러져 들어와 엉덩이의 기저부까지 찢어발기는 듯한 느낌이 관통하면서, 나의 상체는 벌겋게 도화가 피어 정신이 아뜩해 지는 그런 칸타타의 한소절...그의 움직임은 압도적이고, 절제력이 돋보이는 신앙처럼 다가오고, 나는 타락한 창녀의 심정으로 그에게 대가 지불의 의무에 충실한 꺽꺽거림으로 현실을 잊어가니 내가 무슨 행동을 하는지, 어떤 대사를 날리고 있는지 알 수 없었으니 애초에 매력이고 자시고를 따질 겨를은 없었다.



‘...오늘은 뭐했어?...’



내가 그에게 바라는 대화중에 하나가 있다면 그런 류의 질문들이었다. 나란 여자에 대해서 어느 정도의 관심을 갖고 있는가를 알고 싶다는 것은 자연스럽지 않은가? 그러나, 그는 그러지 않았다. 아니, 그럴 의도가 없었다고 하는 것이 옳을 것이다. 내가 다른 사람들의 섹스는 어떤지 알고 싶어서 한가한 시간에 야동을 본다든지 하는 잡다한 얘기라도 나는 그와 나누고 싶어지고 있었는데....내가 무얼 먹는지, 혼자 있는 시간에는 무얼 하는지, 그는 도통 묻는 법이 없다.



‘너 스스로를 관리하기 힘든 상황을 대하고 싶진 않아.’



아마도 그는 많은 여자들을 접하면서 나름대로의 경험이 있던 모양이었다. 돈에 매달리고, 어떻게 하든 이 남자를 통해 신분의 상승이든, 환경의 탈피를 갈망하는 욕구의 표현을 주저리 주저리 늘어 놓던 여자들은 가차없이 잘라버렸던 기억을 얘기하는 듯 싶었다. 이 정도의 환경과 상황을 기꺼워하지 않을 바에야 서로의 계약관계는 언제나 불평과 불만을 야기시킬 것이고 결국 서로에게 진한 상처만을 남긴다는 사실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는 그였다. 난 그런 여자들에 비해서 영악한 편이라고 자부한다. 친인척이나 베프들에게 자랑질도 없었을 뿐더러, 그에게 어떤 요구도 없이 그가 원하는 루틴대로 움직여 주는 모르모트가 되기로 작정한 이상, 그의 심정을 건드릴 이유는 어디서고 찾을 수 없었으니까. 관리하는 측면도 오로지 나에게 주어진 재정적인 여유 안에서 내가 결정할 문제 이기 때문에 피부관리, 음모정리, 휘트니스 관련들도 모두 나의 계획과 주도하에 실천되기에 구지 내가 뭘 하려는데 도와달라는 식의 구차함이 나에게는 없다. 그 사람도 그걸 원하기에....



‘핸폰이나 디카는 금물인 거...알지?’



그에게 난 톡질을 한 적이 없다. 전화 통화는 물론이고, 그 조차도 내 씹물이 흐르는 보지를 접사로 찍고 싶다든가, 섹스 시의 교성을 녹음했다가 한가할 때 들어본다 든가 하는 욕구가 전혀 없었기 때문에 나 스스로도 그와 살을 섞는 방안에는 핸폰이나 그 어떤 전자기기도 켜거나 들이는 법이 없었다. 그저 그 시간에는 오로지 나와 그 사람의 물리적 존재감만이 유지될 뿐, 또다른 설정이나 자극적인 요소의 개입은 허락되질 않았고.....난 야동이나 야사가 있는 싸이트를 보면서 일간 부러운 적도 많았다는 것을 고백하고 싶다. 그들은 상호가 동등한 자격으로 쾌감의 표현이 자유로왔고, 상대방의 음란한 즐김을 존중해 주는 그 배려의 자세가 부러웠기 때문이었다.



‘딩동....딩동.....’



오늘은 그가 올 법한 날이었다. 그러나, 난 현관으로 향하면서 그 길고 긴 비번을 누르며, 마치 자기 집인양, 쑤욱 밀고 들어오는 그의 모습을 예상했건만, 건조한 간격으로 인터폰을 누르는 상황에 조금 당황하고 있었다.



‘누,누 누구세요?...’



‘네 경찰 입니다. 여쭤볼 게 있어서 그러는데, 잠깐 문 좀 열어 주시겠습니까?’



실내의 인터폰 화면에는 귀찮은 듯이 신분증을 외부 렌즈 앞으로 내미는 경찰의 모습이 한가득 보이고 있을 따름 이었다.



‘딸깍....’



‘집주인 되세요?’



‘네, 그런데요...무슨 일 이시죠?’



난 그제서야 경찰의 시선이 하늘하늘 비치는 내 옷 속에서 두려움에 발딱 곧추 선 내 유두와 모두 제모되어 도드라진 보지 둔덕의 윤곽만이 뚜렷한 아랫도리를 빠른 속도로 훑고 있는 것을 눈치챘다. 본능적으로 앞섶을 두 팔로 가리면서, 잠시만 기다리라고 하고는 까운이라도 걸칠 요량으로 방안으로 뛰쳐 들어갔다. 아마도 옷 안에 아무것도 입지 않았던 고로, 맨 히프와 그 사이의 엉덩이 골까지 환히 쳐다 보았을 것을 생각하면 모골마저 송연해 지고 있었다.



‘말씀하세요...’



‘이 사진 좀 봐 주시겠어요?’



아파트의 입구로 들어서는 어떤 여자의 모습이 찍힌 CCTV 녹화장면 중의 하나였다. 모르는 사람이었고, 차림새로 보아 세간에서 뉴스에 종종 흘러다니는 범죄형 스타일은 아니게 보였다.



난 평소에 교육받은 대로 대답했다.



‘글세요......, 잘 모르겠는데요. 제가 알아야 하나요?’



‘아니 뭐 꼭 그렇진 않은데, CCTV상으로 이 아파트에 드나드신 것이 마지막으로 목격되어 가가호호 탐문 중입니다. 하필 승강기의 CCTV가 고장난 시기에 방문을 했던지, 아시는 분도 없고...혹시 안면식이 있거나 동승하셨던 분이 아니신가 해서요.’



‘아, 그렇군요, 아뇨, 모르는 분입니다. 미안합니다.’



‘실례가 많았습니다. 혹시라도 생각나시는 것이 있거나, 주변에서 이 분을 보신 일이 기억 나시면 이곳으로 연락 바랍니다. ‘



난 형사가 내미는 명함을 받아들면서 무슨 일이 있냐고 물어볼 뻔 했다. 그러나, 그랬다가는 의심을 살 것이 뻔하다는 생각에 그렇게 얼버무린 후에 그 형사를 돌려 보낼 수 있었다. 가슴이 쿵닥거리고 죄 지은 사실도 없었지만, 난 쉽사리 진정이 되질 못했다. 그에게 연락을 취할 수도, 무슨 문제가 발생했길래, 경찰이 유독 이 아파트를 수소문 해서 찾아다니며, CCTV까지 추적하고 있는지 유추할 방도가 나에게는 없었다. 그저 기다리고, 기다리고, 기다려야 할 따름 이었다. 난 그저 평범한 그의 스폰녀 중의 하나였을 테니까.



‘지금 어디에 있는거지?’



난 점차 불안해 지기 시작했다. 경찰이 탐문을 시작했음에도, 신문이나 방송에서는 범인이나 실종자를 수배하는 뉴스를 흘리지 않고 있었으며, 어떤 범죄행위가 일어난 것임에는 틀림없었지만, 아까 형사가 내민 여자의 모습이나 범죄사실등은 거명되지 않고 있었다. 그 묘령의 여자에 대한 행적을 추적하는 수사의 수순이 CCTV에 까지 이르렀다면, 이미 그 여인을 향한 수사망이 좁혀오고 있다는 의미였고.... 그 여인이 이 상황에서 진짜 범인이든가, 아니라면 피해자의 신분으로서 현재 실종된 인물 일 수도 있다는 결론을 쉽사리 유추할 수 있었다. CCTV를 통해 이 아파트로 들어서는 것은 목격되었으되, 나가는 모습을 보질 못했으니, 수사진은 당연히 내가 살고 있는 동수 전체를 이 잡듯이 뒤지는 것이라고 여겨졌다.



‘도대체 왜 연락이 없는거지?’



난 아침부터 그를 위해 갈아 입은 옷을 벗지도 어쩌지도 못하고 안절부절인 채로 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앞으로 1주일, 아니 2주일이 넘도록 그에게서 소식이 없다면 난 과연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할까를 곰곰히 생각해 보았다.. 그러나, 순간 그의 주변에서 존재하지 않는 인물로 살아 온 세월을 반추해보니, 나의 입장으로서는 할 일이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깨달아 버렸고, 이어서 밀려드는 허탈해지는 감정을 추스를 길이 없었다.



‘밤이 참 길구나.....’



그가 올 것같은 시각을 어기면 난 언제나 그런 생각을 하곤했다. 얼마나 많은 시간을 그에게 집중하며 살아야 하나라는 문제보다도, 그가 없는 시간의 공백을 무엇으로 메우며 사는가에 온 관심이 쏠렸으니까 말이다. 그러나, 그것은 그를 갈망하는 나의 조바심이 만들어낸 시간의 왜곡일 따름 이었다. 언제나 그는 초침보다 정확하게 나를 찾아오고 있는 것이었는데.....



‘띠또따뚜띠띠띠띠?....’



예상보다 늦긴했어도 그 사람의 익숙한 비번 찍는소리...... 난 그와 동시에 온 전신에 반짝하는 식은땀이 솟는 것을 느낀다. 나에게서 머물고 나가는 그 짧은 시간이라 할지라도, 난 그에게 내가 가진 백이십프로를 모두 건네야 하는 절대절명의 불공정한 싸움이었어도, 난 결연한 심정으로 그와의 섹스가 벌어지는 침대라는 사각의 링으로 내 몸을 던지고 있었다.



‘누가 왔었니?’



‘아뇨, 그게 아니고.....형사가 왔다갔어요. 이 아파트 동을 중심으로 탐문하러 왔었어요. 사람을 찾는 모양이던데, 모르는 사람이라 모른다고 했더니 별 말 없었어요.’



그는 역시 날카롭고 매서운 눈썰미를 갖고 있었다. 형사가 방문했던 시간에 멋모르고 현관의 신발을 내가 무의식적으로 어지럽혔던 것을 두고 하는 지적이었다. 여자 혼자 사는 티를 내지 말라고 한 그의 평소 지적 때문에, 남자 운동화와 구두를 현관에 비치했었고, 나는 평소에 그 신발을 비켜가며 현관을 드나 들었지만 그 순간은 당황했던 탓인지, 그예 놓여진 신발을 어지럽혔던 게다.



‘덤비는 태도는 옳지않아.’



그러나, 그것은 내가 그만큼 그를 갈급하게 목말라 하고 있다는 반증일 뿐, 내가 들어쳐먹을 반론은 아니었다. 오버하면 그에 따른 벌만 받으면 그 뿐, 난 그의 품에서 행복할테니....오랜만에 그의 귀두살이 부드럽다는 생각을 했다. 맛도 없고, 찝질한 느낌마져 강한 그의 좇대였지만, 오래도록 기다린 나의 조바심으로 인해 문어의 빨판처럼 그의 좇에서 내 게걸스런 입은 떨어질 줄 몰랐다.



‘그 즐거워 어쩔 줄 모르는 표정...과해...아주 과해...’



오늘은 그의 요구처럼 해주고 싶지는 않았다. 그의 위에서 맷돌처럼 돌려대는 요분질도 모자라, 내 얼굴 전체에는 골반을 관통하여 두개골마저 지근거리게 만드는 그의 좇맛을 나 나름대로 흠씬 맛보는 그 기쁨을 억지로, 강제로, 완벽하게 보여주고 싶은게다.



‘가만 좀...가만 쪼옴 있어봐요....당신...좇끝이....배꼽까지 치미는 거 같아.....’



난 이미 온 넓적다리와 엉덩이를 마비시킬 지경인 짜릿한 전율과 함께 눈조차 뜰 수 없었지만, 안봐도 그의 동공은 나의 의도치 못한 당돌한 리액션으로 인해 놀라고 있었을 테니까. 통쾌한 정복욕이 더해진 나의 쾌감에 시너지효과를 동반한 그에 대한 예외적인 반항심은 거대한 파도가 되어, 이미 가슴께로 울컥대며 상승하고 있었고, 나는 평소와 달리 전신을 신들린 무당처럼 몸부림쳐대기 시작했다.



‘그래....이거야.....당신이...나를...선택한......이유...당신 살 속에 녹아들어가는....이 즐거움....’



그는 끝없이 침묵했고, 나의 당돌함에 대한 지적도, 처벌도 없었다.



‘싸, 더싸....한빵울도 남기지 말고 내 안에 다 싸버려....더...더...더...’



난 목이 부러져 떨어져 나갈 것처럼 그의 위에서 머리를 뒤흔들고 있었고, 그의 가슴을 움켜쥔 채 버티고 앉아있는 내 열손가락은, 그의 두 손이 내 두 젖을 쥐어짜며 밀어올리는 것과 동시적으로 그의 살을 파고 들었다. 서로가 서로에게 고통을 선사하면서도, 맛물려 돌아가는 씹좇질의 과격한 쾌감이 더욱더 선택적으로 강렬하다는 것을 반증하는 순간이었다.



‘척.......척.....척...척..척.척척척척척.....’



그 사람만이 낼 수 있다고 생각했던 의성어를 내 보지가 창의적으로 만들어 내고 있었다. 가속과 변속도 가능한 나의 스퍼트도 남자 못지않음에 스스로 놀라고 있는 중이었다. 난 궁금했다. 남자도 나처럼 속도가 증가될수록 어쩔 수 없는 쾌감의 확산으로 인해 그 조절능력을 상실해 가는 지를 말이다. 학생때라도 전력질주를 해보지 않았지만, 그랬더라면 그 상황이 바로 이 순간 같을거라고만 짐작할 뿐, 더 이상 다른 말로 표현할 길이 없는 그 격렬한 피날래.....한 순간, 정신이 아뜩하면서 후줄끈한 파도가 전신을 감싸면서 훅 솟은 식은땀으로 혼줄이 뒤흔들려지는 그 야리야리한 아련함....그가 내 보지 안에서 울컥대며, 꺼덕대며, 피 같은 정액을 뭉글뭉글 쏟아내는 것을 느끼며, 오랜만에 나는 건방지게도 그의 가슴에 철푸덕 스러지고야 말았다.



‘오늘 뿐이야...’



그의 경고였다. 난 온 전신이 침대가 늪인양, 끝을 모르고 침몰하고 있는 중이어서 그의 경고도 듣는둥, 마는둥 관심이 없었다. 온 몸에 남아있는 기운이 모두 혈관을 타고 침대의 시트에 수혈되는 듯한 아늑한 무력감....뭐라해도 난 좋았다. 그의 주변에서 가장 오래도록 존재하는, 그러나, 존재하지 않는 유일한 스폰녀...그게 바로 자랑스러운 나였으니까.



‘집안 환기 좀 잘 시켜....’



‘네’



덜컹하는 문소리와 함께 그가 빠져나간 공간은 나에게 묵직한 침묵을 강요한다. 내 목소리가 허공을 울리고 아무도 나의 질문에 대답이 없는 그런 시간이, 나에게 다시금 그의 존재를 손에 쥐기까지 인내를 빌미삼아 협상을 시작하고, 난 그를 위한 숙제를 하기 위해 열심을 낸다.



‘하나, 둘,.....오늘이 그럼 세번째 인가?’



난 혼자 살면서도 세개가 넘는 냉장고를 갖고 있다. 그것도 냉장실까지 모두 냉동기능으로 사용하는 아주 특이한 모드로....그가 가고나면 난 자동적으로 주방으로 향한다. 침대 밑에나 깔았을 법한 방수포로 만든 앞치마를 두른 뒤에, 블랜더를 두개나 조리대 위로 덤덤한 표정으로 올린다. 난 냉동실에서 랩에 싸여진 묵직한 덩어리를 꺼내서는 곱게 벗겨내고 칼을 갈기 시작한다. 아마도 시간이 꽤 걸릴 것이다.



그가 없는 시간을 이렇게 보내는 것에 어차피 난 익숙해져 있으니까. 인턴 초창기 시절, 멀고 험해 보였던 레지던트의 길을 냉큼 마다하고 그 사람을 따라나선 것도 다 이유가 있긴 했다. 그의 주변에서 나처럼 흔적도, 존재도 없이 살아가던 스폰걸들이 딴맘을 먹고, 꼬장을 부리기 시작하면서 그 사람이 생각한 것은 자신과의 흔적을 이 세상에서 고스란히 없애주는 것이었다.



인간의 신체특성과 해부학 경험이 있으면서 발골과 그 뒷처리 경험이 뒷받침 될 수 있는, 입이 무거운 또다른 스폰녀....그게 나였다. 그의 곁에서 문제를 일으키는 걸들은 결국 나의 집으로 마지막 초대가 되었고, 난 그녀의 신체를 17개로 완벽분리해서 처리하는 것이 임무였다.



두개골, 목뼈, 팔 6등분, 다리 6등분, 갈비뼈, 등뼈, 골반뼈로 구분되는 발골 작업.....그 나머지 열여덟번째 처리 대상은 그 년들의 내장과 살덩어리 쪼박지 였다. 거의 2주정도가 걸리는 살들의 해체작업, 두개의 블랜더는 쉽없이 돌아가고, 죽처럼 갈려진 살과 내장기관들은 곧바로 변기에 버려져 하수구로 쳐박히게 된다.



‘아저씨, 요즘은 폭포수 샤워가 인기 라는데, 설치에 얼마가 걸리죠?’



내가 살고 있는 집에서 가장 신경을 쓰는 리노베이션 포인트는 항상 부엌과 욕실이었다. 아무리 조심을 하더라도 사람의 핏자욱은 루미놀이란 화학약품으로 발견될 수 있다는 가능성 때문에, 시신을 자르고 처리해서 절단하는 욕실의 정기적인 개보수는 필수 였었다. 그것도 언제나 최고급 대리석으로 욕조와 욕실바닥, 부엌의 싱크탑등을 시도때도 없이 갈아치워대니, 업자측의 입장으로 보면 봉황중의 봉황이 아닐 수 없었기에, 업자들은 나에게 어째서 또 바꾸시려고 하느냐는 질문조차 하질 않는다.



‘사장님, 팬은 강력하고 냄새제거에 특별한 뭐, 없을까요?’

‘걱정 마십시오. 최고의 회전률에도 극소음은 물론 이고 은나노 항균코팅으로 밖으로 냄새가 절대 빠져나갈 틈이 없숨다.’

‘애아빠가 곰국을 좋아해서 사시사철 제가 달이거든요.’

‘아이고, 사장님은 정말 장가 잘 가셨넹...부럽당....’



그 년들의 내장과 발라진 살과 비계, 근육들이 두개의 블랜더에서 차근차근 갈려져 변기로 버려지고, 남겨진 뼈들은 사골 끓이듯이 식당용 들통에 차곡차곡 온갖 약재를 첨가해서 냄새를 줄인 후에 폭폭 끓여지게 된다. 사흘 정도를 끓이다 보면 뼈들도 작은 손도끼가 들 정도로 골수가 빠져 나오고, 난 그제서야 뼈들을 꺼내 다시한번 도끼로 조각낸 후, 간고기용 그라인더와 블랜더를 이용해서 흔적을 알 수 없도록 바수어 버린다.



‘인광때문에 아무데나 버릴 수는 없지.’



난 특히나 그에게 숙제의 시기는 항상 여름으로 권유해 왔다. 그것은 뼈조각의 처리 때문이었다. 계곡물을 따라 걸어올라가는 워터 트래킹을 일부러 택해서 참여하기 위함이었고... 사람들과 무리지어 물을 따라 올라가다가, 항상 내가 좋아하는 포인트를 만나게 되는데, 그것은 물이 허리까지 잠기는 지역이었다. 일부러 뒤쳐지는 척하며, 내가 손수 만든 백팩의 밑부분을 개방하면 물속으로 완벽하게 쏟아져 가라앉는 그 년들의 뼛조각.....워터트래킹...그건 내가 가진 유일한 취미생활 이었다.



‘그래, 그 사람은 나를 버릴 수 없을 거야.’



난 멍청하고 미련한지도 모른다. 꼬리가 길면 밟힌다고들 하지만, 그래도 상관없다는 생각을 해본다. 우리가 나누는 보편적이지 않은 대화와 정상을 밑도는 행위들이라 할지라도, 그 사람과 나 사이에는 밝힐 수 없는 심리적 유대감과 결속력을 씹좇질로 증명하고 살아가니까. 그래, 난 그 사람의 영원한 스폰녀가 되고 싶은 거야. 그래 그런거라고....그냥.....믿고 싶은거다....바보같이.....



-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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